“봄에는 여자친구와 (혹은 남자친구와) 꼭 나들이 가야지.”
매해 초 솔로들만의 첫 번째 계획중 하나이다. 취업난이 심해지고, 경제적 여유가 없어지면서 캠퍼스에는 이상기류가 흐르고 있다. 그 중 하나가 캠퍼스 커플이 점점 사라져가고 있는 것이다.
‘3포 세대’라고 불리우는 요즘 2,30대는 연애를 기피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남자친구 혹은 여자친구를 만나더라도 자신의 미래가 걱정이 되어 만남을 오래 가지는 커플은 보기 어렵다. 하지만 ‘왠지 이 커플은 오래 만날거 같다’ 라는 느낌이 드는 유쾌한 연인 김한규(25),권미선(23) 커플을 만나보았다.
인터뷰를 하면서도 생기도는 기운을 받아 본 기자도 유쾌한 느낌을 받을 정도였다. 알콩달콩이 뭔지를 잘 보여주고 있는 그들은 주위에 부러움을 사고 있었다.
Q1. 사귄지는 얼마나 되었나요?
- 한규: (머뭇)오백.. 몇 일 됐지?
- 미선: (버럭)514일이거든?
- 한규: 아..예.. 514일 됐어요.
Q2. 어떻게 만나 언제부터 사귄거죠?
- 한규: 학과 모임에서 처음 봤어요. 그러다 점점 자주 보면서 2011년 12월쯤부터?미선이가 꼬리를 쳤어요.
- 미선: (버럭)내가 언제 오빠가 꼬셨잖아.?
그때 오빠는 전역한지가 얼마되지 않아 멋있었고 술자리에서는 정말 유머러스했죠.
- 한규: 미선이는 참 붙임성도 좋고 애교도 많아서 귀여웠어요.
Q3. 사귀다보면 서로에게 계속해서 좋았던 모습만 보아 온 것이 아닐텐데, 좋았던 점이? 없어질 수도 있고 단점이 발견될 수도 있잖아요. 어땠어요?
- 미선: 오빠가 처음에는 다정하고 잘 대해줬는데 점점 시간이 지나면서 편해지니까 무뚝뚝해지고 표현도 덜해서 제가 불만이 많았어요.
- 한규: 미선이는 단점이 없네요. (우울)
Q4. 사귀면서 느꼈던 가장 큰 문제는 뭐였어요?
- 미선: 가장 큰 문제는 오빠랑 저랑 성격이 많이 달라서 힘들었어요. 저는 표현도 많이 해주고 사랑을 많이 해줘야하는데 오빠가 경상도 남자라 표현을 잘 못해요.
- 한규: 제가 군대를 갔다와서도 부모님께 용돈을 받아쓰는 입장이다 보니 데이트하고 싶어도 경제적으로 좀 힘들 때가 있어요.
Q5. 군대 보낸 여자 후배들을 볼 때 남자친구가 군대를 다녀와서 좋은점은?
- 미선: 보고싶을 때, 필요할 때 언제든지 볼 수 있고 연락도 할 수 있어서 좋아요.
이건 정말 좋은거 같아요.
Q6. 한번씩 서로가 불안하다거나 했던 건?
- 미선: 제가 짜증낼적에 오빠가 한번씩 화내면 불안해요.(웃음)
- 한규: 저는 항상 불안하죠. 미선이가 워낙 사교성이 좋아서 오빠들이랑 잘 지내고 친해서요.
Q7. 서로 이벤트는 자주 해줘요?
- 미선: 이벤트요? 이벤트........ 기억이....... 사실 자주 해주는 편은 아닌데 몇 번 깜짝 놀라게는 해줬어요. 감동의 눈물을 펑펑 흘렸죠. 근데 하기 전에 티가 많이 나는데 제가 일부러 모른 척 해줘요.
- 한규: 미선이는 이벤트라기보다는 자주 작은 선물이라도 해주고 요리도 많이 해줘요. (흐뭇)
Q8. 서로간에 주고 받은 선물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 미선: 편지! 반지! 용돈!
- 한규: 생일상 차려준게 제일 기억나요. 다른 것도 많아요.
Q9. 경제적으로 힘든 건 없었어요?
- 미선: 아주 많죠. 휴~ (깊은 한숨) 오빠가 후배들과 지인들에게 돈을 아낌없이 써서 막상 저랑 데이트를 하려고 할 때는 궁핍해요. 그래서 저는 제가 많이 내게 돼요.
- 한규: 저는 많이 쓴다고 생각하는데 여기서 또 갈등이 생기네요. 휴..
Q10. 데이트 할 땐 주로 뭐해요?
- 한규: 영화보고 밥 먹고 커피마시고 쇼핑하고 뭐 다른 커플들이랑 비슷하죠.
▲ 대학생 커플 김한규 군과 권미선 양
Q11. 무언가 특별한 것을 해야 된다는 생각에 대해선 어떻게 보세요?
- 미선: 뭐 저희는 둘 다 학교에서 자주보고 거의 매일 있어서 학교에서 하는 데이트가 더 편해요. 한 번씩 기분 내러 시내로 가거나 몇 달 동안 준비해서 한 번씩 다른 지역으로 놀러가죠.?
Q12. SNS에서 ‘크리스마스에 남자친구가 60만원을 쓰는데 당연하게 여기는 건 문제가 있다’는 내용의 글을 봤어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미선: 저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남자친구가 학생이고 용돈 받는
입장에서는 엄청난 부담이 될 것이에요. 저희는 액수보다는 서로의 마음을 받는 게 더 좋아요
Q13. 곧 또 솔로대첩이 있을 예정이라는데, 솔로대첩을 바라보는 시각이 조금 다를 것 같은데요.
- 미선: 저는 그런 만남에는 부정적이에요. 물론 그 자리로 인해서 좋은 만남을 이어갈 수도 있지만 대부분이 가볍게 생각하고 호기심으로 혹은 좋지 않은 생각을 가지고 오는 사람들도 있잖아요. 그래서 저는 부정적인 입장이에요.
- 한규: 저는 꼭 나쁘다고만은 할 수 없는 것 같은데.. 특별한 날에 자의에 의해서 온 사람들간에 서로가 원한다면 같이 만날 수도 있고 또 은밀하게 만나는 게 아니라? 열린 공간에서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하는 행사이니 좋은 점도 있죠. 인연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오는 거잖아요.
Q14. 연애를 못 하는 사람들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들어요?
- 미선: 힘내라고 전해주고 싶어요. 좋은 인연은 가까이에서 나타나니까요.
- 한규: 제주위에는 모태솔로인 친구들이 많아요. 기회 자체가 별로 없는 것 같아요. 곧 만나겠죠.
Q15. 연애를 하는 게 이성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요?
- 미선: 물론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죠. 저도 남자친구를 만나면서 저랑 다른 성격을? 이해하고 노력하려고 하며 저도 바뀌려고 하죠. 물론 힘이 들긴해요.(하하)
- 한규: 맞죠. 연애는 많이 해 봐야죠 암요.
Q16. 20대가 삼포세대라 불리잖아요. 이 중 연애포기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하세요?
- 미선: 연애포기는 절대 안되죠. 이 힘든 세상에 자기편 한 명 쯤은 있어야죠. 아무리? 경제적으로 힘들지만 심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힘이 되는 남자친구, 여자친구가 있으면 좋죠.
Q17. 점점 돈을 쓰지 않고 할 수 있는 게 줄어드는 것 같아요. 정책적인 지원은 필요? 없을까요?
- 한규: 맞아요. 집 밖에 나가면 모든 것들이 돈이 없이는 하기 힘들죠. 돈이 들어가는 건?어쩔 수 없지만 학생들이나 이제 막 사회에 뛰어든 청년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좀 더 많은 혜택이 있다면 좋겠어요. 등록금뿐만 아니라 다른 여러 가지 부분에서도 학생할인 같은 제도가 있으면 좋겠어요.
Q18. 이제 곧 졸업이 다가오고 사회인이 되어가는데 그때쯤 당선이 되어있을 대통령 혹은 기성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씀은 없으세요?
- 미선: 다음 대통령이면 저희가 직장인이겠네요. 또 결혼 시기이기도 하구요. 결혼해서?살 때 아이 키우기 힘들어서 아이를 낳지 않는 일은 없도록 지원이나 대책을 마련해서 우리 모두가 아이를 순풍순풍 낳아 기르는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어요.
- 한규: 저는 직장 구하기 쉬운 사회, 부모님 세대가 은퇴하시고 나면 편하게 노후 걱정없이 지낼 수 있는 사회가 되면 좋겠어요. 꼭 그런 날이 오겠죠?
마지막으로 ‘오랜 시간 커플로 지내 올 수 있었던 노하우’를 물었다.
- 미선 : 오랜 연애를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심이 가장 크겠죠? 이해가 없이 서로 자기 욕심만 채우면 헤어지게 되는 것은 시간 문제에요. 이해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는?것만으로도 서로의 사랑이 커지겠죠?
- 한규 : 저도 이해라고 생각해요. 저희도 많이 싸우지만 서로 이해하면서 벌써 2년이 다 되도록 만나고 있으니까요. 여러분도 꼭 사랑하세요.
김한규, 권미선 커플을 만나면서 현재 20대들이 왜 연애를 하지 않으려하고, 기성세대들에게 원하고 바라는 것들이 무엇인지 단편적으로 알게 되어서 보람이 있었다.
인터뷰를 하며 현 기성세대들에게 가지는 조금의 불만은 있었지만, 동시에 희망도 볼 수 있는 부분도 있었다. 두 사람처럼 유쾌하고 서로를 이해한다면 반드시 밝은 사회가 놓일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또한, 솔로인 분들도 자신감을 가지고 자신만의 매력을 찾아내어 좋아하는 이성에게 푸른 나무가 손을 수줍게 흔들 듯이 예쁘고 아름답게 고백을 해보길 바란다.
편집인 김정식 (gentlekjs@hanmail.net)
< 저작권자 ⓒ 청년들의 인터넷정론지, 새파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스크랩← > 청년계 소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새파란뉴스] 경남도, 도내 청년 2천여명 신규 일자리 창출 (0) | 2013.05.16 |
---|---|
[새파란뉴스] 스승의 날 가장 초대하고 싶은 멘토는 누구? (0) | 2013.05.15 |
[새파란뉴스] 대학생 혼자 오토바이 타고 유라시아 횡단 도전 (0) | 2013.05.14 |
[새파란뉴스] 북 리뷰(2)- ‘생각을 선물하는 남자’ by 김태원 (0) | 2013.05.10 |
[새파란뉴스] 캠퍼스축제에서 ‘100 : 100 미팅을? (0) | 2013.05.08 |
[새파란뉴스] 지금은 바야흐로 '청년실신'시대 (0) | 2013.05.06 |
[새파란뉴스] 복수전공하는 이유, 대학생 3명 중 1명은 취업때문 (0) | 2013.05.03 |
[새파란뉴스] ‘2013년 대구경북 강소기업-청년 채용박람회’ 개최 (0) | 2013.04.30 |
[새파란뉴스] 청년창업으로 성공한 카카오, 후배 창업기업 육성 (0) | 2013.04.26 |
[새파란뉴스] 알바자리 많은 대학가 순위는? (0) | 2013.04.23 |